아산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재조명하고 이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온양문화원(원장 김시겸)의 살림살이를 꾸려왔던 이일용 사무국장이 오는 7월 31일자로 퇴임한다.

이 사무국장은 공직에서 문화예술분야 업무를 담당하다가 퇴직 후 공채를 거쳐 지난 2008년 온양문화원의 사무국장으로 취임했었다.

이 사무국장은 온양문화원 사무국장 퇴임 후 그간 미루어 두었던 소설 창작 등 문학을 공부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 사무국장이 퇴임에 앞서 소회를 담은 글이다. <편집자 註>

▲ 이일용 온양문화원 사무국장

  온양문화원을 떠나며…

온양문화원에 발을 들여 놓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6개월이 지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아직 정년은 4년여 남아 있긴 하지만 더 훌륭하신 전문가에게 물려주는 것이 문화원의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라 생각이 되어 퇴직을 결심하였다.

하지만 막상 떠난다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엔 다소 아쉬움도 남는다.

내가 문화원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공직에서 문화예술분야 업무를 담당하면서 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취미도 있었지만 결정적 계기는 전혀 엉뚱하게도 「이야기 동양신화」(정재서 지음)라는 책을 읽고서였다.

신화의 형성조차 현실주의, 실용주의 사상에 뿌리를 둔 서양신화에 비해 동양신화는 그 기초가 자연의 이치에 있음을 발견하고는 우리 한국문화의 뿌리는 어디에 있고, 우리의 선조들은 어떻게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서 나름대로의 고유문화를 형성하고 발전시켜 왔는지를 더 공부하고 가장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를 알고 싶어서였다. 그것들은 곧 하나뿐인 가장 세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나의 바람은 직원 수에 비해 너무 많은 업무량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뜻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보람된 일이라면

첫째는 향토사를 연구하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알게 된 것이다.

나는 그분들을 존경한다. 일정한 보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비생산적이고 짜증나는 작업을 묵묵히 하시는 분들… 우리 것을 찾아내고 보존·발전시키는 일은 굳은 신념과 사명감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문화원의 노후된 청사를 리모델링하여 현대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일이다.

물론 아산시의 예산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찌는 듯한 삼복더위에 비지땀을 흘리며 함께 고생해 준 직원들에게 고맙고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하다.

세 번째는 변화하는 문화정책, 문화 환경에 적합하도록 정관을 개정하고 여러 가지 규정을 제정 좀 더 체계화된 문화원 운영의 기틀을 마련한 일이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건 우리 아산과 관련 있는 인물들의 행적을 더듬어 책으로 발간하고 도비 보조를 확보 우리 고유의 전통 먹을거리인 「한과 만들기」문화강좌를 개설한 일이다. 물론 편집하신 향토사학자분들, 열성을 다해 가르쳐주시는 강사님들이 많은 고생을 하셨음을 말할 것도 없다.

이제 문화원을 떠나면서 물론 훌륭하신 원장님과 유능한 직원들이 잘 해 주리라 믿지만 온양문화원의 발전에 다소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내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또는 마무리 짓지 못한 몇 가지를 당부 드리고 싶다.

첫째 문화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자주 재원의 확충이 시급하다.

세 번째는 전문인력의 확보가 필요하다.

  앞으로 훌륭하신 사무국장이 오셔서 이러한 것들을 꼭 이루어 주시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문화원에 한없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이사님들, 회원님들, 원장님이하 직원여러분.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문화강좌를 이끌어 오시는 문화강좌 강사님과 회원분들게 감사를 드린다.

오늘따라 「향토문화 동산지기」「온양문화원」이라는 로고가 유난히 커 보인다.

온양문화원의 발전을 기원하며…

온양신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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